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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드의 사계조승호 선교사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3.13 10:34

차드는 일 년 중 12월과 1월이 가장 지내기 좋은 계절이다. 한국의 가을 같은 날씨는 더위에 지친 마음에 여유를,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그 신선함으로 정수리부터 발바닥까지 생기로 충만하다. 현지인들은 두터운 털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몹시 추워한다. 차드의 겨울이다.

이제 그 좋은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그 많던 싱싱함은 누가 다 먹었을까? 이제는 사하라 사막의 덥고 건조한 바람이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를 데리고 찾아온다. 조그마한 틈만 있어도 방안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어 모래 한 알의 존재를 알려준다. 고운모래가 되기까지 지나온 세월을 누가 감히 헤아려 볼 수 있을까?

아침에 눈뜨면 뿌연 하늘은 이곳이 광야임을 일깨워준다. 매일 만나를 내려주어 당신의 백성을 먹이신 하나님의 보살핌 아래 그 옛적 시내광야 어디쯤에 제가 서있는 듯하다. 차드의 봄이다.

이후 모래는 점점 사라지고 3월부턴 더위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4월, 죽음의 계절 사월(死月)이라 부르고 싶을 정도로 더위가 맹위를 떨친다. 열이 많은 이 몸은 밤낮을 땀으로 목욕하며 지내야 한다. 몸속의 모든 진액이 다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하다. 대지 위의 모든 것이 메마르고 바싹바싹 타 들어간다. 지치고 힘겨워서 하늘의 창이 열리고, 빗방울이 떨어지길 살아있는 모든 것은 간절히 기다리고 기다린다. 차드의 여름이다. 6월말, 드디어 쏟아지는 한줄기 빗방울은 이 땅이 버림받지 않았음을 일깨워 준다. 떨어져가는 양식을 바라보며 간절히 비를 기다린 농부들은 들로 나가 곡식을 심는다. 풍성한 결실을 내다보며 오늘의 허기와 싸운다. 그러나 감사하던 빗줄기도 서서히 작별하고 싶은 성가신 존재가 된다. 모기와 수인성 질환이 극성을 부리면서 사랑하는 이들을 아프게 하고 죽음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선한 대기를 기다리며 비 갠 후 떠오른 무지개를 바라본다. 무지개는 약속이 잊혀 지거나 깨어지지 않았다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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