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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석의 명시산책정재영 장로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3.05 11:17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의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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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장로, 시인, 문학평론가)

언어 예술인 시가 내용을 강조하는가, 또는 수사학적인 표현 방법에 무게를 두는가는 중요한 주제다. 어떤 것이 우선권을 가지느냐 하는 관심은 영원한 논쟁거리다. 언어란 내용이며 동시에 예술의 기본인 꾸미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물론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여야 명시가 된다.

이 시가 유명함은 당시 시대적인 해석의 작품이서도 아니고, 아내의 염문설에 결투라는 죽음을 가지는 극적인 일화도 아니다. 이 시의 내용은 보편성을 가진 말로 모든 종교적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현실을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것을 인식하며 그런 의식을 키우는 것이 교양적 소양이며 종교적 책임이기 때문이다. 이런 잠언(경구)적인 의미를 담은 글이 현대에 와서는 중요한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태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 시의 내용은 이미 종교경전 특히 성경에서 현재는 덧없는 것이며 화살처럼 지나는 것이라는 유명한 구절 있음을 누구나 안다. 그러나 이 시가 더 예술적으로 유명함은 원문의 리듬(원문의 노래성)과 표현의 단순성에 있다.

나아가 수사학적으로도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표현양식을 가지고 있다. 역설을 통한 양극화 작업이다. 첫 연의 현재 슬픔과 우울은 미래의 기쁨의 날에 대한 신앙을 역설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역시 마지막 연도 현재라는 순간성과 미래라는 영원한 가치성을 병치시킴으로 생기는 미적 긴장감을 통해 메시지를 선명하게 해주는 작업인 양극화의 구성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를 역설적으로 긍정하는 인생관은 당시 미래파(현 미래파와 다름)들에게 대단한 지탄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푸시킨의 시를 무용한 작품이라며 현대라는 역사의 배에서 던져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런 미래파는 역사 안에 부정적인 흔적만을 많이 남겼어도 이 작품은 현 러시아는 물론 세계인의 가슴에 남아 여전히 울려주고 있다. 이것은 시인은 보편성을 가진 시각으로 대상을 보아야 한다는 필연성을 알려주고 있다.

한국기독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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