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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석의 명시산책정재영 장로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2.20 10:32

두 가지 질문

문현미

얼마나 나를 사랑하느냐 물으시면
갑작스런 정전처럼 할 말을 잃습니다
내가 허락한 사람들을
어떻게 사랑하느냐 물으시면
긴 떨림의 끝에 눈을 감을 뿐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엉거주춤 내뱉고는
아무 돌이킴도 없이 일상의 사막을 걸어 다녔고
모든 것에 감사한다고 치약처럼 주욱 짜냈지만
때가 되면 되풀이하는 칫솔질이었습니다

걸음이 느려지는 깊은 가을날
열매보다 더 넉넉한 물음을 다시 하신다면

이제부터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붙들려 살아가는 북종의 길을 가겠습니다
까마득히 잊었거나 애써 외면했던 아웃에게
처음으로 착한 호흡의 말을 건네겠습니다

먼 길 돌아 당신께 드리는 오직 한마디
지난날의 처음과 오늘의 밥상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습니다

은빛 바람을 일으키는 새들의 날개처럼
투명한 문장 하나 익어가는 가지에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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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장로, 시인, 문학평론가)

시는 언어 예술이다. 모든 예술은 그것을 담는 그릇의 모양새에 따라 미학성이 달라진다. 인간의 언어의 내용이란 종교의 경전에 비해 매우 미약하고 부족한 부분일 뿐이다. 그러나 그런 왜소한 내용이라도 폭발적인 감동을 주는 시어는 기능은 응축을 통한 비유에 있다.

이 작품의 특징은 다양한 수사학을 사용하고 있음이다. 직유란 본질성보다는 유사성에 바탕을 둔 표현양식이다. 비슷한 성격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A가 B처럼 이란 말은 곧 A 와 B는 같은 속성이 아니고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시에서 이 비유법은 강열한 이미지를 가지지 못하고 많은 경우 풀어지는 속성을 가진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처럼 ‘정전처럼’이나 ‘치약처럼’ 이나 ‘새들의 날개처럼’ 의 부문은 직유에 의한 원관념의 순수성을 지켜내려는 의도임을 알게 한다. 직유도 이처럼 신선감을 준다.

‘일상의 사막’, ‘되풀이 하는 칫솔질’, ‘열매보다 더 넉넉한 물음’, ‘착한 호흡의 말’, ‘오늘의 밥상’, 투명한 문장‘ 등은 직유와 달리 본질의 원관념을 연결하는 이미지를 동원하기 위한 보조관념이다. 그래서 둘 사이의 팽팽한 사이에서 긴장미가 더욱 극대화됨을 알게 한다. 직유와 은유의 적절한 배합을 사용한 이 작품은 선명한 이미지와 애매성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는 효과를 가진다.

화자는 사랑의 대상을 ‘얼마나’와 ‘어떻게’ 행하고 있는가라는 두 가지의 신앙적인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자는 용량이고 후자는 방법론이다. 다짐만 습관이 된 인간의 감성을 이제는 종교적 발로의 복종을 통해서 의지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고백이다. 화자의 현실의식은 5연에서처럼 지족의 삶을 통한 감사와 2연의 자기중심의 삶을 4연의 신앙으로 반전을 통한 의지의 대답은 현대시의 중심을 이룬 수사법 중 역설의 기능을 적절히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연에서 화자는 신앙적인 고백을 시각화해주고 있다. 이런 단단한 형상화 작업은 예시가 모범적인 기독시작품임을 확인해 준다.
한국기독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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