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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박사가 아니었더라면!황호관 목사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2.14 18:20

   
▲ 황호관 목사
수년전에 있었던 에피소드가 생각이 난다. 어느 교단의 비중 있는 행사의 예배 순서지에 마지막 축도자의 성명에 직함을 붙여 쓰기를 <000 박사>라고 되어 있었단다. 예배가 은혜롭게 진행되고 마지막 축도 즈음에 사회자는 축도자 000 박사를 소개 했고, 그 박사님께서 단 앞에 나서는 시간에 맞추어 한 참석자가 “박사는 축도할 수 없으니 목사로 바꿔주세요.” 하는 바람에 좌중이 썰렁하게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 축도는 목사만의 특권적 직무이다. 그 만큼 목사의 직은 신성하고 귀한 것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목사는 박사 앞에 기가 죽는다. 그래서 목사라는 직함보다는 박사라는 직함을 선호하고 박사라 해야 한 수 위로 보아주는 것이 오늘 교계의 풍토가 아닌가? 박사이어서 속앓이를 하고 있는 분이 있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누리꾼들이 촉각을 세우고 추적하기 시작했으니 공직자 청문회 같이 되어 벌거벗김을 당하는 곤욕을 치르겠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온다.

사랑의 교회를 맡아 섬기는 오 목사의 이야기이다. 고 옥한흠 목사의 후임으로 10년간 사랑의 교회를 섬겨온 그 분이 논문 표절시비에 휘말려서 교회 앞에 유감을 표시하고 사과하기에 이르렀다는 소문은 귀를 의심하게 했다. 간단하게 논문 표절 여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전체가 자칫 반대파와 옹호파로 갈려서 이전투구가 되고 탄탄하고 아름다운 교회로서 한국교회의 자부심이었던 사랑의 교회가 후임자 바톤 터치 후 10년 만에 발에 밟힌다 싶으니 더욱 아프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장로 한분이 당회와 상관없이 개인 적으로 논문 표절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담임목사를 만나 사임을 압박했고,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당회의 결의와 상관없이 그 내용을 개인적으로 공개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보도 내용과는 달리 논문 표절의혹을 받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오목사와 절친이라고 밝힌 K 목사는 여러 가지 정황을 들어가면서 사실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지금이라도 교회를 위하여 십자가를 질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그간에 절친에게 보낸 이메일의 내용도 공개하고 있다. 실타래 얽히듯이 뒤죽박죽이 되어가는 형국을 보면서 어지럽기 그지없다.

교인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한 후에도 잠잠해지지 않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문제의 논문은 18년 전에 남아공의 어느 대학에 제출한 박사논문이라는 것이다. 강산이 변해도 두 번은 변했을 그 세월이 지났는데 이제야 문제 삼아 터트린 데도 어떤 사연, 혹은 저의는 없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자라보고 놀라서 인가? 앞으로 10년 후에 한국교회에 영향력 있는 교회와 목회자로서 촉망 받던 목사와 교회가 생각지도 않은 일로 날개가 꺾이고 추락하는가 싶으니 허망하기 그지없다. 차라리 좀 덜 유명해도 박사가 아닌 목사로 거기 그렇게 서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서 후회는 아무리 빨리해도 늦는다는 말이 생겨난 것일까?

개혁총회 전 총회장·본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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