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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에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신신묵 목사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2.14 17:34

   
▲ 신신묵 목사
한국교회가 WCC 문제로 갈등과 분쟁에 휩싸여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비난하고 헐뜯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한국교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름과 틀림을 구별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관용의 자세가 절실하다.

재미있는 옛날 우화가 있다. 옛날에 원숭이와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원숭이는 매일 나무 위에 살면서 맛있는 열매도 따먹고, 지나가는 바람을 즐기면서 쾌청함을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래에 흐르는 물을 내려다보니 그 속에서 물고기가 어푸어푸 헤엄치며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원숭이는 보기에 딱하기도 하고 해서 민망한 마음으로 물고기에게 말했다.

“얘, 물고기야. 너 왜 그렇게 머리가 둔하니? 물속에서 코 박고 고생만 하지 말고 내가 있는 이 쪽 나무 위로 올라와서 함께 살자. 내가 있는 이 나무 위가 얼마나 좋은지 너는 상상할 수도 없을 거야. 날마다 시원한 바람은 살랑살랑 불지, 입맛 돋구는 달콤한 과일은 지천으로 열려있지. 천당이 따로 없어. 빨리 이 쪽으로 올라와.” 원숭이의 채근에 못 이겨 물고기는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갔다.

그런데 조금 있으려니 호흡이 가빠오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았고, 아예 나중에는 죽을 것만 같이 느껴졌다. 물고기는 나무에서 물속으로 황급하게 풍덩 뛰어내리며 이런 말을 내뱉었다. “정말 생겨 먹은 대로 이상한 녀석이네. 숨도 쉴 수 없는 나무 위가 천당이라고…”

분명히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지난 세기도 역시 그랬지만 새로운 세기도 역시 모든 공동체들마다 겪었고, 또한 겪고 있는 홍역은 다름에 대한 처리와 태도로 인해 불거지는 문제들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당신은 왜 그렇게 달라? 그것은 틀린 거야.” 그래도 이런 개인적인 수준에서의 표현은 참을만하다.

문제는 개인적인 것을 집단화해서 공동체끼리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당신네들은 왜 그렇게 다른가? 우리하고 다른 당신들의 사고방식과 입장은 틀린 거야”라는 방식으로 화자(話者)의 범위를 증폭시키는 양상이 되면 가히 전쟁의 수준에까지 이르게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상담학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자기성찰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흑백논리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실제로 자기성찰이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자신보다는 타인에 대해서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조금이라도 자기가 세운 면도날 같은 기준에 어긋나기만 하면 여지없이 날카로운 공격을 퍼붓고, 아예 상대방을 초토화시키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는 이들을 만나는 것은 한 마디로 두려움 그 자체다.

그런데 더 두려운 것은 개인적인 것이 집단화되고, 아예 그것이 집단적 광기로까지 발전되어 상대를 재단해 버릴 때이다.굳이 ‘똘레랑스’를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라는 공동체의 테두리에 벗어난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그것을 ‘틀렸다’라고 평가해 버리고 다시는 쳐다보지 않는 비관용적 자세를 견지한다는 것은 어린아이와 같은 유치함이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바울 사도는 고린도전서 3장 3절에서 고린도교회의 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미성숙함에 대해 ‘여전히 육에 속한 자’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그들 가운데 있는 ‘시기와 분쟁’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성경의 진리에 본질적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하나님의 규준에 위배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틀린 것’과 ‘바른 것’은 결코 계량적 수치에 의해서 결정 지워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반복적으로 ‘우리’는 자신의 기준으로 ‘우리’와 다르다는 수치를 치밀하게 계산해내고 그 결과 ‘바름’의 반대 의미인 ‘틀림’이라는 꼬리표를 쉽게 붙이고 있는가?
다시 원숭이와 물고기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원숭이는 원숭이여야 한다. 또 물고기는 물고기여야 한다. 원숭이와 본질적으로 다른 물고기가 원숭이처럼 못산다고 해서 ‘저것은 틀렸다’고 손가락질한다면 손가락질하는 이가 무지몽매한 것이다.

그러므로 삶속에서 같은 목적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사는 이들, 좀 더 나아가 ‘우리’가 속해있는 공동체 내에서 같은 비전을 가졌으면서도 그 비전을 이루는 과정과 방법 속에 ‘우리’와 다르게 사고하고 움직이는 이들을 ‘틀렸다’고 말하며 서로 싸우지 말자. 물고기에게 왜 원숭이가 아니냐고 말하지 말자.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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