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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정치라면 너나 할 것 없이 싫다는 사회강명신 박사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2.14 10:18

   
 
선거 전에는 여야당이 국회의원 세비를 내린다는 둥 말도 많더니 올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우리가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에는 한 번에 하나씩 살지 말지 결정할 수 있고 매번 결정을 번복할 수도 있지만 정부 예산은 일 년에 한 번 오케이 하면 끝이다. 한 번쯤 일간지에, “결국 세비를 올렸군, 정치인들이란!”이라고 나오고 나면, 세비는 올 한 해 내내 올린대로 지급될 것이다. 이런 일 정도로는 놀라지도 않는다. 오히려 더 한 일도 있는데 이런 일 갖고 그러냐고들 한다.

그래도 정치와 정치인은 구분하여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정치에 새로운 희망을 걸어 새로운 정치가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 정치라고 하면 저속하고 더럽고 썩은 것이라고 싫다는 사람에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빗 브룩스는 영화 “링컨”을 보라고 대놓고 부추긴다. 링컨이라는 인물과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 영화에 대해 평할 자격은 없지만, 정치에 대한 브룩스의 논의는 한 번 들어볼 만하다.

첫째,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인격에 오점을 남길 의향도 갖고 있어야만 다른 영역에서 이룰 수 없는 것들을 정치에서 이룰 수가 있다. 높은 도덕적 비전을 품고 있어야 하며,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기꺼이 도덕적으로 자신의 인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행동을 취할 용기도 있어야 한다. 정치가 고귀해지는 경우가 있다면 공적인 이익을 위해서 정치가 자신의 사적인 타협이 수반되는 경우다.

둘째, 정치야말로 고도의 덕을 연마할 수 있는 일이다. 인격적인 시험이 끝없이 이어진다. 언제 자신의 팀에 충실할 것인지, 언제 이들과 갈라설 것인지, 어떻게 명예에 대한 유혹과 싸워야 할지 등 자신을 파괴하지 않고 정복하기 위해서 얼마나 비굴해질 수 있는지 계속되는 시험을 이겨야 한다. 멋진 연설로 위대한 이상을 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거기에 만족하고 도덕적으로 유치해지는 경우가 많다. 타협을 하지 않으려 하고 상대편을 모욕하고 스스로를 자신만의 둥지 안으로 고립시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설득하고 타협하여 입법의 방향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틀어내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상만 붙잡고 반대편을 욕하면서 혼자만의 이상향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것이다. 노예제의 도덕적 부당함을 외치는 것에서 나아가서 노예제를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을 하려면 하원의원들에게 호소해야 했다. 자기 사람을 써서 누구에게는 심정에 호소하면 되고 누구에게는 지갑으로 호소해야 하는지 면밀하게 살피도록 한다. 그런가하면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는 사람을 마치 악기 다루듯 다룬다는데 이 부분이 어떻게 그려졌는지는 영화를 봐야 할 것 같다. 링컨에게 가장 어려웠던 일은 자기편을 진정으로 믿는 이들에게 자신을 억제하게 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법안을 개정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돌아서게 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지도자는 결국 고독의 시험도 받게 된다. 즉각적인 평화냐 노예제의 확실한 폐지냐 하는 기로에 선 링컨의 경우처럼 더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천의 목숨이라고 하는 엄청난 것을 잃을 수도 있다. 링컨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법적인 평등이라고 하는 핵심적인 가치를 분별하여야 했다. 사람들을 계속해서 이야기로 논증으로 설득하고 회유하는가하면, 문 앞을 찾아와 원하는 것을 탄원하는 사람들과 살면서도 그들 위에 있다는 우월감이나 오만감을 느끼지 않았다. 하나의 가치를 붙잡고 승리했다고 할 수 있지만 비극적인 승리다. 많은 좋은 것들을 해쳤다는 사실을 시종일관 인식하는 데에서 링컨의 지혜가 나온다. 물론 브룩스도 말하지만 이런 정치가가 정치에서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바란다. 공적인 지위를 사적인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정치인보다 공적인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이익을 기꺼이 희생하는 정치인이 정치사에서 많이 나오기를. 그리고 그런 숨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돌아다니길 바란다. 자신의 지지자와 자신의 친인척에게 휘둘리고 재임시절 동안 있는 대로 자리를 이용해서 부정하게 축재하는 일에 골몰하는 정치인 이야기만 들리게 하지 말고. 올해 세비 올린 것 가지고 해보는 말이 아니다.
강릉원주대 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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