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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 진영 신학자들, WCC 공동선언문 폐기 한목소리신학적 양심과 신앙고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는 주장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02.05 19:58

   
 
김삼환 목사 즉각 사퇴, 한국준비위원회 전면 재조직 등 촉구

WCC 제10차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이하 공동선언문)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를 둘러싼 논쟁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에큐메니칼 진영 신학자들은 공동선언문 폐기를 강력하게 외치고 있다.

에큐메니칼 진영이 공동선언문에 대한 대응으로 내놓은 입장과 호소문만도 줄잡아 10여개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범 에큐메니칼 진영 30여개 단체의 입장표명을 시작으로, 에큐메니칼 기독여성, 성공회대 신학과 교수 일동,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전, 현직 회장단 및 임원 일동, 한신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일동, 한국기독교장로회 생명선교연대, 한국문화신학회 전, 현직 회장단 및 회원 일동, 생명평화마당,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일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양성평등위원회 등이 호소문과 입장을 표명하며 들끓고 있다.

이들 단체들과 신학자들은 공동선언문이 밝히고 있는 4가지 주장이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진영이 간직해 온 신학적 양심과 신앙고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큐메니칼 기독여성들은 “공동선언문이 WCC 제10차 주제인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화 평화로 이끄소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WCC의 정신을 훼손함은 물론, 가부장적 신학과 종교의 메카시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뿐 아니라 과정상으로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발표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성공회대 신학과 교수 일동은 “우리는 이 선언문이 이웃 종교 및 다른 이념을 가진 이들과의 대화와 공존을 거부하며 현대사회의 문화적 다양성과 소수자들의 권리를 부정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정의화 평화, 생명의 길을 본질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재 구성된 한국준비위원회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정신을 본질적으로 부인하고 있으므로 제10차 WCC총회를 준비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1.13공동선언문의 즉시 폐기, 선언문 서명에 참여한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는 즉각 사퇴, 제10차 WCC총회 준비위원회 전면 재조직 등을 촉구했다.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전, 현직 회장단 및 임원 일동도 “종교다원주의, 공산주의, 인본주의, 동성연애, 성서무오 등 이번에 공동선언문이 복음에 반하는 사상으로 간단히 정죄해 버린 사안들은 향후 인류가 공동의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성찰할 주제들”이라며 “선언문 중에 특히 개종을 강요하는 전도와, 66권의 성경의 무오를 주장하는 내용은 21세기 인류 보편의 지성과 함께할 수 없는 반지성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들은 WCC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지난 1월 13일의 공동선언문이 무효임을 다시금 선포하고, KNCC 총무는 회개하는 마음으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 앞에 사과하고 사임할 것을 호소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생명선교연대는 공동선언문의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연대는 WCC가 종교다원주의라는 주장은 보수기독교가 늘 해오던 주장인데, 타 종교에 대한 존중을 다원주의라고 한다면 기독교는 절간에 들어가 땅 밟기를 하고 부처님 목을 잘라야 한다는 이야기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공산주의를 반대한다면 사회주의 권내에 있는 정교회도 반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성적 소주자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는 약자의 편이 되어야 할 기독교나 예수 정신에 어긋난다고 일갈했다.

개종전도 금지에 대해서도 이는 가톨릭 정교회 개신교 간의 ‘교인 뺏기’를 금하자는 것이다. 한국교회처럼 교인의 수평이동을 계속 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또한 공동선언문이 성경 66권이 무오함을 천명한 내용과 관련, 성경의 무오함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한 대표적인 행위가 여성의 안수를 반대한 것이라며 기독교를 암흑기로 돌리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국문화신학회 전, 현직 회장단 및 회원 일동도 공동선언문의 즉각 폐기, 공동선언문 작성 관련 책임자들의 즉각 사퇴, 한국준비위원회의 전면 재조직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지난 4일에는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WCC 신학과 한국교회의 신학적 대응’이라는 주제로 에큐메니칼 신학 심포지엄도 열렸다.

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와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가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는 4명의 발제자들이 공동선언문이 담고 있는 4개항에 대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WCC와 공산주의, 동성애 문제’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기석 교수(성공회대 신학과)는 “하느님 나라는 결코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를 통해 완성되지 않는다. 하느님 나라는 자본주의 혹은 공산주의에 예속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부 기독교인들은 자본주의는 기독교, 공산주의는 반기독교라고 단순화시켜 자본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반공 이데올로기 투쟁에 앞장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물론 성서에 따르면 동성애는 죄악으로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오늘날 주류 심리학 및 의학적 관점에서 동성애는 육체적 질병이나 정신병리학적 문제로 분류되지 않는다. 통계에 따르면 인구 중 최소한 3%, 많게는 10% 정도가 동성애자 혹은 그러한 경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어느 장소나 집단에 자연스럽게 동성애자가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당연히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은규 교수(성공회대 신학과)는 ‘개종전도금지 반대’에 대한 반박의 글이라는 발제에서 개종전도를 금지한 WCC 문서를 소개하며, 과거의 개종을 목적으로 한 선교와 전도를 “기독교 패권주의 시절의 우월적이고 배타적인 것”으로 규정했다.

김 교수는 개종전도 금지에 대해 “21세기의 다원화된 세계에서 인종과 체제, 이념을 극복하고 종교들 간 상호 존중하는 자세로 개인과 사회의 정의와 평화, 생명을 이루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또한 지구의 생태적 환경에서 인간과 자연의 모든 피조물을 포함한 창조 질서 회복 차원의 선교와 전도 개념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정배 교수(감신대 신학과)는 WCC의 이웃 종교관, 그 의미와 한계(10차 부산대회의 의미를 생각하며)라는 발표에서 “무엇보다 이웃 종교를 향한 WCC의 신학적 입장은 언제든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에 근거했기에 오랜 기독교 전통에서 빗나가 있지 않다. 종교들 모두가 살아 숨 쉬는 이 땅에서 소위 진보적 기독교인들의 축제가 열린다면 그들에 대한 존중과 그들로부터의 배움의 여지를 갖는 것이 예의라 생각한다. 지구적 차원의 생명과 정의, 그리고 평화를 논한다 하면서 이들의 생각과 존재에 제대로 주목하지 못한다면 기독교는 생각보다 빨리 소수자의 종교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미 교수(한신대 신학과)는 성경무오설과 성경의 권위라는 발표에서 “성경에 어떠한 오류도 없다는 극단적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성경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오류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필사의 오류에서 시작해 성경 안에서의 증언의 충돌, 그리고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증언 등 오류의 범위는 넓다”고 말했다.

공동선언문에 대한 에큐메니칼 진영의 성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4일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공동선언문 서명을 취소하고 공동선언문 파기를 선언했다. 또한 WCC 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직을 사임했다. 그러나 WCC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가 이렇다 할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는 데다, 에큐메니칼 진영의 상임위원장 사퇴 촉구, WCC 한국조직위원회 전면 재조직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어 공동선언문을 둘러싼 파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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