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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연 100대 교회 선정…묘수(?) 꼼수(?)데스크 탑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라 했다. 말 그대로 오이 밭에서나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거나, 관을 고쳐 쓰려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남에게 괜한 의심을 살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온갖 유혹이 판을 치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훈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국교회연합기관만은 교훈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교회에 산재된 현안을 처리한다는 명목으로 ‘100대 교회 선정’이란 비장의 카드를 내놓았지만, 오히려 세간은 ‘100대 교회 선정’에 대한 관심보다 “무엇을 위한 100대 교회인가?”라는 의구심이 더 크다. 그만큼 조금은 생뚱맞은 상황에 나온 ‘100대 교회 선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슬람 문제를 비롯해 종교인 과세, 대언론의 종교편향, 이단 사이비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연합기관의 의지는 대단해 보이나, 꼭 ‘100대 교회 선정’이란 카드를 내밀었어야 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항간에 떠도는 “100대 교회 선정이 결과적으로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한 술수(?)가 아니냐”라는 소문이 불현 듯 뇌리를 스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러한 의구심은 이 연합기관의 대표회장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발언하면서 부흥·성장한 한국교회도 같은 맥락에서 나서야 한다고 밝힌 부분을 보면 좀 더 이해가 싶다. 결론적으로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이라며 돈을 내듯이, 성공한 100대 교회도 한국교회에 산재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한 자금을 대라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

실제로 100대 교회로 선정된 교회는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 액수인 500만원 정도(100대 교회로 산정할 때 합계 5억원)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뭐 성도수가 몇 천 명을 넘는 교회라면 작은 액수의 금액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500만원은 결코 작은 액수의 금액은 아니다. 그렇다면 ‘100대 교회’에 들어가려면 500만원 정도의 돈은 우습게 생각할 정도의 재력을 갖춰야 한다는 기준이 생긴다. 다시 말해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교회의 경우는 100대 교회에 선정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란 뜻이다. 제아무리 사회적으로나, 교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해도 500만원을 낼 재정조차 부족하다면 100대 교회에서 자동 탈락되는 구조인 셈이다. 그렇다면 선정기준은 따로 있을까?

현재로서는 100대 교회 선정기준도 모호하다. 단순히 100대 교회 선정 기준이 500만원으로 결정되는 듯싶다. 모 교단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100대 교회 선정기준은 각 교단 소속교회 총수의 약 4%를 원칙으로 정한다고 되어 있다. 그 밖의 다른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각 교단에서 배정된 4% 내외에서 100대 교회에 선정되는 교회를 추려내 보고만 하면 되는 것이다. 소위 각 교단의 내로라하는 교회들이 100대 교회에 포함되는 것이다. 각 교단에서 추스른 교회들은 과연 어떤 교회들일까. 말하지 않아도 외형적으로 휘황찬란하거나 재정적으로 흘러넘치는 교회들일 확률이 높다.

이는 곧 한국교회 안에서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고, 심지어 교회별 서열이 매겨지는 악영향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크다. 자칫 100대 교회에 선정되지 못한 교회의 경우, 성도들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00대 교회에 선정된 교회는 자랑스럽게 고개를 치켜세우고, 들지 못한 교회는 어깨가 잔뜩 움츠려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또 부득불 100대 교회에 들기 위해 무리한 도전(?)을 감행할 수 도 있다.

오늘 한국교회의 목회자를 평가하는데 있어 사이즈로 평가하는 것과 관련해서 생각하면, 이것은 분명 한국교회의 병폐를 한국교회연합이 앞장서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장의 목회자들을 교회의 사이즈로 평가하면서, 작은교회의 목회자들은 위축되어 왔으며, 교회의 사이즈를 키우지 못한 것을 죄로 생각해 떳떳하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교회연합의 100대교회 선정이 과연 하나님으로부터 칭찬받을 일인지 양병희 대표회장과 실무자들에게 묻고 싶다.  

한국교회연합은 분명 한국교회에 산재된 현안을 처리한다는 목적과 어긋난 처사이다. 이것은 좋은 명패를 하나 달아주기 위한 수단에서 나왔다는 의구심을 지워 버릴 수가 없다. 말 그대로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을 충분히 견지할 수 있음에도 부흥사단체나 선교단체에서도 주저하고 있는 100대 교회를 굳이 선정한다는 것은 5억원이라는 달콤한 사탕을 먹기 위한 행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결국 잘못할 경우 산재된 현안을 처리하기는커녕, 한국교회 안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 시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100대 교회 선정’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반드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잘 해왔던 것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릴 위험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산재된 현안처리에 앞서 연합기관으로서 체통을 지키는 일이 먼저가 아닌가 싶다.

유달상 기자  yds12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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