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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자 목사] 얼굴 없는 천사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3.12.17 12:04

   
▲ 정초자 목사
“나 먹고 살기도 힘든데, 누굴 도와”, “저기 도와줄 돈 있으면, 나 좀 도와주지” 명동역 구세군 자선냄비 앞을 지나는 말짱하게 차려입은 중년 신사의 말이다. 겉으로는 멀쩡한데 말하는 것만 들어서는 영락없는 불우이웃이다. 하지만 입고 있는 옷이랑, 손에 찬 반짝거리는 시계는 분명 명품이다. 이 중년 신사는 불우한 이웃을 돕기 싫은 것이지, 정말 돕기 어려울 만큼 경제적 여건이 풍족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마음먹기 달린 일이다.

이와 반대로 자선냄비에 고사리 같은 손으로 1000원을 넣는 어린아이도 있다. 비록 작은 액수이지만, 누군가를 돕겠다는 마음은 그 얼마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값이 나간다. 작고 귀여운 어린아이지만, 생각하는 것은 앞서 살펴본 중년 신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구세군 자선냄비에 ‘얼굴 없는 천사’가 등장했다. 눈발이 거셌던 12일 한 노신사가 명동의 자선냄비에 흰색 봉투를 넣고, 사라졌다. 60대로 보이는 기부자가 넣은 봉투에는 무려 6819만원짜리 무기명 채권이 들어있었다. 이 채권은 시중은행에서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진짜 채권이었다. 액수보다도 자신을 밝히지 않고, 소외된 이웃에게 나눔과 섬김을 몸소 실천한 노신사의 모습은 가히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은 삶이라 볼 수 있다. 해마다 계속되는 얼굴 없는 천사들의 모습은 그 어떤 아름다운 보석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더욱 빛나는 얼굴일 것이 틀림없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소외된 이웃을 모른 척하는 중년신사의 모습을 택할 것인지, 비록 1000원이지만 아낌없이 자선냄비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어린아이가 될 것인지 본인에게 달렸다. 누군가를 돕는 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닌, 작은 실천부터 시작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작은 것이 하나로 모일 때 큰 사랑을 전할 수 있다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익명의 기부자의 소식에 탄성을 자아내며, 그가 누군지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자신도 누군가를 돕는 인생을 살아야 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봄이 어떨까 생각이 든다.

이 겨울은 아직도 매서운 바람과 한기로 인해 소외된 이웃들을 더욱 춥게 만든다. 이 기회에 작지만, 나도 누군가를 돕고 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보자. 아기 예수가 무한한 사랑을 주셔서 온 땅에 평화가 내리게 했듯이,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는 삶을 살아봄이 어떨까.

문막벧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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