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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태와 한국교회”ㅡ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교수, 기윤실 자문위원장)
종교와 진리 | 승인 2020.08.28 14:40
첫 번째 집단 감염의 진원지가 신천지였는데 그들도 기독교의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가 막대한 피해를 당했다. 그런데 두 번째 감염 확산도 교회가 주된 진원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절대다수의 교회는 비대면 예배 등 방역 지침을 잘 지켰지만 몇몇 교회는 부주의와 무지로 큰일을 저질렀다. 최근 역사에 교회가 사회에 이렇게 큰 해를 끼쳐 본 일은 없었다. 교회 전체가 욕을 먹는 것은 억울하지만, 지금은 변명보다는 사과하는 것이 훨씬 기독교답고, 그것이 교회의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본문 중에서)

 

▲ 손봉호 교수

‘코로나19’ 전염병은 6.25 전쟁 이후 최대의 재난이다. 1997년의 IMF도 심각했지만 경제 분야에 국한되었다. 그러나 이번 재난은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교육, 종교, 문화, 스포츠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어려움을 주고, 사람들이 만나는 모든 일상생활을 엄청나게 불편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의 생명을 죽이고, 병들게 하며, 치유되어도 후유증이 남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코로나19’는 IMF와는 달리 우리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정부의 시책이 적절하고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으면, 백신이나 외부의 도움 없이도 이길 수 있다. 대만은 그 좋은 예다. 인구 100만 명당 감염자 수가 세계 평균이 3,000명인데, 대만은 20명에 불과하고, 사망자 수도 100만 명당 세계 평균이 105명, 한국은 6명인데 대만은 0.3명이다. 이 병의 발원지인 중국도 이제는 이 문제를 거의 해결한 것 같다.

한국도 얼마 전까지는 선방해서 모범 국가로 세계의 칭찬과 부러움을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8월에 들어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심각하게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그런데 그 주된 책임이 교회에 있는 것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물론 카페, 방문 판매 센터 등 다른 곳에서도 감염이 일어났지만, 집단 감염의 절반 이상이 교회에서 비롯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첫 번째 집단 감염의 진원지가 신천지였는데 그들도 기독교의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가 막대한 피해를 당했다. 그런데 두 번째 감염 확산도 교회가 주된 진원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절대다수의 교회는 비대면 예배 등 방역 지침을 잘 지켰지만 몇몇 교회는 부주의와 무지로 큰일을 저질렀다. 최근 역사에 교회가 사회에 이렇게 큰 해를 끼쳐 본 일은 없었다. 교회 전체가 욕을 먹는 것은 억울하지만, 지금은 변명보다는 사과하는 것이 훨씬 기독교답고, 그것이 교회의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 바이러스 테러당했다 주장하는 전광훈(사진: 비디오머그)

몇몇 교회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 이유 가운데 하나는 대면 예배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예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대면 예배만 예배란 주장은 성경적 근거도 없고 그런 전통도 없다. 예수님은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다가 형제의 원망을 들을 일이 생각나거든, 먼저 가서 화해한 다음에 와서 제물을 드리라’ 하셨다. 하물며 이웃의 생명이 조금이라도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훨씬 더 조심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은 사람의 생명을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신다. 대면 예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희생된다면, 비록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살인죄를 짓는 잘못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성만 있으면 비대면 예배도 얼마든지 하나님이 받으신다. 이미 대부분의 교회는 비대면으로 예배한다. 일각에서는 헌금 때문에 대면 예배를 고집한다고 비아냥거리는데 한국 교회가 받을 수 있는 최대의 모독이다. 부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러나 감염자를 거의 1,000명이나 내서 전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사랑제일교회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이름이 교회고 그 책임자가 목사이기 때문에 한국 교회가 욕을 먹지만, 한국 교회로서는 좀 억울하다. 사랑제일교회가 그렇게 많은 감염자를 낸 원인은 교회의 본래 활동이 아니라 정치 활동이고, 그것도 기독교적 정치 활동이 아니라 극보수 정치 활동이다. 전광훈을 따르는 사람들, 특히 감염자를 만들어 낸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상당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공통분모는 기독교가 아니라 극보수 정치 활동이다.

한국 교회는 반공정신이 유난히 강하다. 공산주의가 무신론을 주장하고, 북한의 기독교인들 상당수가 공산 독재의 기독교 탄압을 피해 월남하여 남한에서 교회와 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감당했으며, 6.25 전쟁 때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공산주의자들의 핍박으로 순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 다소 유화적이기 때문에 기독교 일부의 반공 사상이 좌파 정권 비판 운동과 연결되고 본질적인 신앙 운동과 혼합된 것이다. 극보수 정치 활동을 기독교 정치 운동인 것처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전광훈 목사다. 그의 막말이 정부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한다” 해서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 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17일 교회 사택 인근에서 구급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뉴스1

전광훈의 정치 활동과 거친 막말은 기독교의 원칙뿐만 아니라 기독교적 교양과도 거리가 멀다. 이미 그가 속했던 교단에서는 제명 처분을 받았고, 장로교 고신 교단 인사조사위원회에서는 그를 “이단적”이라 판단하고 오는 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일찌감치 그의 활동이 기독교와는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의 행동이 워낙 거칠고 막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교계 지도자들 대부분은 그를 상대하기를 꺼렸다. 거기다가 그를 공식적으로 비판한 사람은 필자처럼 그의 추종자들에 의해서 “종북좌파”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이념 다툼에 말려들기 싫은 사람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그의 활동이 좀 지나치더니 이번에 치명상을 입었다. ‘코로나19’ 첫 번째 확산이 신천지 바람을 잠재우더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광훈 바람도 잠잠해질 것 같다. 정치 이념을 우상으로 섬기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근거 있고 논리적인 말이나 이론도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당장 사람이 병들고 죽는 생물학적 현상은 이념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감염자가 1,000명에 육박하자 그와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매우 부정적이 되어 떨어졌던 여당의 지지도가 다시 올라가기까지 했다. 상당수 추종자들은 이탈할 것이고 극단적인 소수는 더 극단적이 되겠지만, 오래 가기는 힘들 것이다. 물론 현 정부와 여당이 얼마나 지혜롭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실로 걱정되는 것은 몇몇 교회의 잘못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치명상을 입는 것이다. 교회에 가해지는 비난과 냉소 때문에 상당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것은 물론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다른 편으로는 이 위기가 한국 교회 개혁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쭉정이는 다 날아가고 알곡만 남아서 제대로 된 교회의 그루터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서 더 이상 돈, 명예, 권력, 인기 같은 세속적 이익은 바랄 수 없고, 오직 사랑, 겸손, 희생, 봉사의 십자가를 질 일만 남으면, 비록 그 수가 적고 힘이 약해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당장은 정부의 방역 시책을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잘 따라야 하며, 이제는 어떤 교회에서도 감염자가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억울하다’, ‘종교 탄압이다’하면서 몽니를 부리고 대면 예배를 고집하다가 한 사람이라도 감염자가 생기면, 한국 교회는 회복 불능의 상태로 접어들 것이고, 전도의 문은 막힐 것이며,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은 끝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사립 병원이면서도 대구 경북 지역 방역 센터의 기능을 자발적으로 맡아 임무를 잘 수행해서 만해대상을 받은 대구동산병원이나, 초기의 실수로 집단 감염을 일으켰으나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완치된 교인 전원이 혈장을 제공하고 5,000만 원의 기부금까지 바침으로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준 부산 온천교회처럼 대처하면, 이제까지 받았던 비난을 좀 만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좋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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