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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배우지 않는 사람(단 5:18-28)그런데 더욱 두려운 것은 우리가 때때로 서슴없이 벨사살의 후예들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종교와 진리 | 승인 2016.12.22 20:17

 

정창균 교수/ 합동신학대학대학교 실천신학

모든 피조물 가운데 인간 만이 다른 사람이 당하는 상황을 마치 내가 당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경험을 내가 한 경험과 똑 같이 공유할 수 있습니다. 아픔으로 고통 당하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아픈 것처럼 그 아픔을 공유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주어지는 말들을 내게 직접 한 말인 것처럼 알아 듣고 유익을 얻을 수 있는 지혜가 인간에게는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 만이 가지고 있는 참으로 위대한 능력이기도 하고, 지혜이기도 합니다. 나에게 직접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마치 나에게 일어난 일인 것처럼 그것을 느끼고 내가 당사자인 것처럼 교훈을 얻어서 유익을 누릴 수 있는 능력과 지혜인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인간에게 주신 뛰어난 은혜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 만이 과거의 역사에서 오늘의 처신을 위한 원리와 모범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능력과 지혜를 따라 사는 것은 아니라는 데 우리의 불행이 있기도 합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이 말은 긍정적인 뜻보다는 부정적인 함축을 담아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이니 시간이 흐르면 좋아질 것이라는 소망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 또 다시 나빠지고 원점으로 돌아가고, 그러므로 결국 그것이 그것이라는 절망 섞인 의미로 이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가 망한 사람의 역사를 보았으면서도 자신도 다시 그렇게 하고, 저러한 방식으로 살아서 성공한 역사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저러한 방식으로 살지 않는 것이 이러한 부정적인 역사 순환의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즉,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 우매함이 문제인 것입니다.

벨사살은 본문대로만 하면 느부갓네살의 아들이요, 그의 왕위를 이어받음 바벨론의 왕이었습니다. 그가 한 번은 천여 명이나 되는 귀인들을 어전으로 불러모아 큰 잔치를 벌였습니다. 선왕 느부갓네살 때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해왔던 금과 은으로 된 모든 기명들을 가져다가 거기에 술을 따라 마시며, 자기들이 섬기는 신들을 향해서 만세를 부르고 열광하며 찬양을 했습니다. 그렇게 여호와를 한없이 능멸했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의 신을 찬양했습니다. 열광하며 술에 취해 있는데 갑자기 몸체는 보이지 않는 손가락들이 나타나서 움직이더니 왕의 촛대 있는 맞은편 벽에 글자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글자가 무슨 글자인지, 무슨 뜻인지, 아무도 읽을 수도 없고, 알 수도 없고, 해독할 수도 없습니다. 파티는 중단되고, 왕이 사색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열광하며 안하무인 격으로 방자하게 만세를 부르며 찬양하던 무리가 죽은 듯이 조용해졌습니다.

결국, 다니엘이 왕 앞에 부려왔습니다. 글자 해독을 명령받은 다니엘은 글자를 해독하는 대신 벨사살의 선대에 일어났었던 역사에 대한 긴 강의로 말을 시작합니다. 느부갓네살이 얼마나 방자하게 살다가 어떻게 끔찍하고 비참한 처지에 떨어졌었던가를 그 사건을 낱낱이 들추어내며 벨사살에게 확인을 시켰습니다. 사실, 그 내용은 벨사살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들이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다니엘은 벨사살의 결정적인 문제가 무엇인가를 단도직입적으로 선언하였습니다. “벨사살이여, 왕은 느부갓네살의 아들이 되어서 이것을 다 알고도 오히려 마음을 낮추지 아니라고 도리어 스스로 높여서 하늘의 주재를 거역하였습니다.” 다니엘의 지적을 풀성서 말자하면 대충 이러한 말입니다. “벨사살 왕 당신은 당신의 부친 느부갓네살 왕이 하나님이 모든 권세를 주셨고, 하나님의 역사의 주인이시고, 하나님이 인생의 뜻을 주관하시는 왕이시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제가 주인인 것처럼 그렇게 방자하게 행하다가 어떻게 내쫓겨서 짐승처럼 비참하게 살았는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 현장을 보았고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그것으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히려 느부갓네살이 했던 것과 똑같은 행동을 하였습니다. 도리어 마음을 낮추지 않고 스스로 높여서 하늘의 주재를 거역했습니다. 왕이 호흡을 주장하시고 왕의 모든 길을 작정하시는 이 하나님께는 영광을 돌리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그 영광을 횡령했습니다. 오히려 당신은 하나님의 이 영광을 착복했습니다. 당신의 더 결정적이고 흉악한 죄는 당신처럼 사는 자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을 현장에서 보아놓고도 당신은 그 길로 간 것입니다. 당신은 이제 끝났습니다. 당신의 나라도 끝났고, 당신의 인생도 끝났습니다.”

벽에 쓰였던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라는 말은 인생을 이렇게 살아버린 벨사사에게 그의 나라는 이제 끝났고, 그의 인생도 이제 끝났다는 하나님의 심판의 선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에 벨사살 왕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끝났습니다. 이것이 벨사살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선대의 역사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아무런 유익이 되지 않는 삶을 산 것입니다.

그런데 더욱 두려운 것은 우리가 때때로 서슴없이 벨사살의 후예들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불행이고, 우리는 그렇게 현대판 벨사살의 후예들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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